혜린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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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수 : 6981
2012.12.26 (11:54:32)

이제 금지, 명령, 법률의 자리를 프로젝트, 이니셔티브, 모티베이션이 대신한다. 규율사회에서는 여전히 ‘No' 가 지배적이었다. 규율사회의 부정성은 광인과 범죄자를 낳는다. 반면 성과사회는 우울증 환자와 낙오자를 만들어낸다.

 

우울증은 규율사회에서 성과사회로의 이행기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개인은 어떠한 성과의 주체가 자기자신이 되어야 한다는 요구에 부응하려고 애쓰다가 지쳐버리고 만다. 오직 자기자신이 되어야 한다는 사회적 명령이 우울증을 낳는다는 것이다. - 알랭 애랭베르

 

성과를 향한 압박이 탈진 우울증을 초래한다.

 

과다한 노동과 성과는 자기 착취로 치닫는다.

 

긍정성의 과잉은 자극, 정보, 충동의 과잉으로 표출되기도한다. 멀티태스킹이라는 시간 및 주의 관리 기법은 문명의 진보를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오히려 퇴화라고 할 수 있다. 멀티태스킹은 수렵자유구역의 동물들 사이에서도 광범위하게 발견되는 습성이다. 야생에서의 생존을 위해 필수적인 기법이 멀티태스킹인 것이다. 먹이를 먹는 동물은 이와 동시에 다른 과업에도 신경을 써야한다. 이를테면 경쟁자가 먹이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막아야 하고, 먹는 중에 도리어 잡아먹히는 일이 없도록 경계를 늦추지 않아야 하며, 동시에 새끼들도 감시해야한다. 수렵자유구역에 사는 동물은 주의를 다양한 활동에 분배하지 않을 수 없고 그런 까닭에 깊은 사색에 잠긴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최근의 사회적 발전과 주의구조의 변화는 인간 사회를 점점 더 수렵자유구역과 유사한 곳으로 만들어간다.

 

“귀 기울여 듣는 재능”은 깊은 사색적 주의를 기울일 수 있는 능력에 바탕을 둔다. 지나치게 활동적인 자아에게 그런 능력은 주어지지 않는다.

 

우리 문명은 평온의 결핍으로 인해 새로운 야만 상태로 치닫고 있다. 따라서 관조적인 면을 대대적으로 강화하는 것은 시급히 이루어져야 할 인간 성격 교정 작업 가운데 하나이다.

 

활동성이 첨예화되어 활동과잉으로 치달으면 이는 도리어 아무 저항 없이 모든 자극과 충동에 순종하는 과잉수동성으로 전도되고 만다는 것이 바로 활동성의 변증법이다. 그것은 자유 대신 새로운 구속을 낳는다. 더 활동적일수록 더 자유로워질 거라는 믿음은 환상에 지나지 않는다.

 

머뭇거림은 긍정적 태도는 아니지만, 행동이 노동의 수준으로 내려가는 것을 막는 데 필요불가결한 요소이다.

 

니체가 말한 “중단하는 본능”이 없다면 행동은 안절부절못하는 과잉활동적 반응과 해소 작용으로 흩어져버릴 것이다. 활동적인 사람들은 보통 고차적 활동을 하는 법이 없다. 이런 점에서 그들은 게으르다. 돌이 구르듯이 활동적인 사람들도 기계적인 어리석음에 걸맞게 굴러간다.

 

무언가를 할 수 있는 힘만 있고 하지 않을 힘이 없다면 우리는 치명적인 활동과잉 상태에 빠지고 말 것이다.

 

 

 

 

읽을 때 느낌이 수능 언어영역 비문학-철학 부분 푸는 것 같았다.

자기자랑과 같은 난해한 언어선택이 마음에 안들기는 했지만 바쁜 현대인이 꼭 한번씩 읽어볼만한 책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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