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린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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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08 (21:47:07)

기구한 인생 기대되는 인생 에에

 

저의 아버지는 2차 세계대전 중 일본제국의 징용으로 끌려 일본군으로 버마전선에 투입된 한국인입니다.”

그런데 그곳에서 카렌민족인 저의 어머니를 만나서 결혼을 하고 난 뒤 한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그곳에서 살다가 1981년에 버마에서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지난 화요일 태국의 서부국경에 위치한 카렌난민캠프인 맬라에서 일시로 거주하는 에에라고 하는 카렌족 여성의 이야기이다.

 

그녀의 언니는 개인적으로 잘 알고 있다.

일찍 버마군인들의 공격을 피해 태국국경의 난민촌으로 왔다가 지난 2008년에 난민자격을 취득하여 미국에 정착하여 살고 있다.

 

오늘 맬라 난민촌에 방문을 하였다가, 얼굴이 언니인 글로리아와 너무 비슷하여 질문을 하니 그녀의 동생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것이다. .

 

아버지가 같은 한국인이어서 난민촌을 가면 늘 가서 기도와 격려를 해 드렸던 분이시다.

오늘 그분의 동생인 에에를 만나 그 분의 인생이야기를 듣는다.

 

한국인 아버지와 카렌어머니 사이에는 모두 7명의 형제, 자매가 있다.

그 중 2명은 여전히 버마에 남아 살고 있고, 2명은 난민자격을 취득하여 미국에 이주하였다.

1명은 태국카렌마을에 정착을 하였고, 본인과 다른 한 명은 2008년에 버마의 공격을 피하여 태국의 난민촌으로 피신한 것이다.

1981년에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이후 어머니가 식구들과 살다가 올해에 난민촌에서 주님품으로 가셨다.  

본인들의 의지와 계획으로 살게 된 경우는 거의 없었다.

전투와 충돌속에서 어쩔 수 없이 흩어져 각 지에서 살게 된 것이다.

그의 아버지의 인생의 여정과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현재 8남매의 자녀 중 두 명은 미리 난민촌에 와서 살게 되어 난민자격으로 미국으로 갔지만, 나머지는 난민촌에 살고 있다.

참 기구한 인생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지만 아직 기구한 인생이 그렇게 종지부를 찍고 있지 않음을 느낀다.

난민촌이지만 간단한 가게를 하는 것은 미국에 미리 정착한 언니의 도움을 받고 있는데, 과거에는 상상도 못했던 일이다.

과거에는 난민촌에 거주하는 것 자체가 무시 받고, 외적으로는 소망이 없는 삶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제 삼국으로 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오히려

넘어오는 경우도 있다.

이 여성의 소망은 조금 다르다.

제 삼국으로 가서 그 나라의 시민권을 얻게 되면, 아버지의 모국인 한국으로 가고 싶다는 것이다.

아버지는 6남매의 장남이기 때문에 그 형제들이 생존해 있을 것이며 그들을 만나고 싶다는 것이다.

삼촌과 숙모, 아니면, 자신의 사촌이라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 그녀의 소망이다.

그 전에는 이것이 전혀 소망이 없어 보였는데, 이제는 그 가능성이 보인다.

 

기구한 인생이지만, 기대되는 인생으로의 전환점에 서 있어 보인다.

 

과거와 오늘의 아픔과 사연은 새로운 소망의 연속선에서 보아야 할 때가 있다.

이 여인이 그런 경우이다.

 

십자가에서 기구하게 돌아가신 예수님이 세상의 유일한 소망이 되심을 다시 새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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