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전화
진동으로 된 핸드폰 울림 때문에 전화를 집어 들었는데 이내 끊어진다.
시간을 보니 새벽 5시 10분이었다.
다시 전화가 왔다. 받았지만, 연결이 되지 않는다. 잘못된 전화인 것 같다.
5분 정도 지난 후 다시 전화가 와서 통화가 되었다.
목회자훈련원에서 훈련을 받는 ‘드왜’라고 하는 목회자였다.
무슨 일이 있냐고 질문을 하니, 간단하게 대답을 한다.
“보고 싶어서요.”
약간 당황되었지만, 고맙다고 하고 경건의 시간은 가졌냐고 질문을 한다.
하는 중이라고 한다.
대충 감을 잡았다.
아침 새벽, 아마도 5시가 되기 전에 일어나 경건의 시간을 가지는 중이었던 것 같다.
2주전에 경건의 시간을 처음 배우고, 열흘 동안 아침 5시에 일어나 같이 했던 시시간 기억난 것 같다.
참석한 8명의 목회자 모두가 처음 해 보는 것이라서, 내가 인도를 했다.
집에 돌아가서 말씀을 묵상하는 중에 2주전에 같이 열흘 동안 신학교에서 숙식을 같이 하던 나의 모습이 기억 난 것 같다.
그래서 선교사에게 전화를 했다.
몇 번 연결이 안되니 시도를 하다가 세 번째 받으니 반가운 목소리가 들렸던 것 같다. 그래서 보고 싶어서 전화를 했다고 한 것이다.
새벽 다섯시의 전화, 이것은 일반적으로 이런 상황은 남을 배려한 자세는 아니다.
아주 급한 일도 아니고, 몇 시간 기다렸다가 전화를 해도 큰 문제가 아니다.
통화한 시간은 1분 정도 밖에 안 되었다.
그렇지만, 이 목회자가 참 눈치도 없고, 예의가 없는 목회자라는 생각은 전혀 없다.
친구나 선생으로 나를 대하는데, 이른 새벽에 해도 될 수 있는 대상으로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반가움과 사랑의 표현을 그의 방식으로 하였기 때문이다.
중요하지 않은 질문이 하나 여전히 남아 있다.
그는 새벽 5시경이면 일어났을 것이라고 생각을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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