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먹고, 같이 자고, 같이 아프고….
오늘은 지난 2년 동안 700여 시간의 목회자훈련원 과정을 마친 목회자들이 다른
신학생들과 같이 졸업하는 날이다.
7명의 목회자들이 과정을 마치고 졸업을 하였다.
카렌 총회와
신학교관계자, 그리고 친척들과 교인들이 와서 축하예배로 드린다.
졸업생 대표로
마지막 감사의 말을 하는 한 목회자가 나를 지명하면서 감사의 말을 한다.
“오영철목사님은 우리와 같이 먹고, 같이 자고, 같이 아프고….”
며칠 전
졸업하는 목회자들을 집에 초대하여 같이 식사를 할 때도 여러 목회자들이 같은 말을 한다.
왜 그들이
이런 말들을 할까 생각한다.
마지막 훈련기간
중에 한참 유행인 독감이 훈련원생을 물론 나까지 전염되어, 병원신세를 지게 된 것과 관련이 있으리라.
예기치 않은
독감으로 난생처음 병원에 입원하였다가 퇴원을 하였는데, 그 뒤로도 회복이 안되어 강의도 제대로 못하였다.
낮에 강의는
물론 저녁 특강도 못하게 되었으면, 불만이 있을 수도 있는데, 그들은
다르다 다가온 것 같다.
A형 독감영향으로 기운이 빠진 나의 상태를 역시 동일한
독감으로 고생한 그들과 동일시한 사건으로 받아들인다.
그들과 나는
다른 점들이 많은 것 같다.
7명의 목회자들 가운데,
초등학교나 성경학교도 전혀 안 나온 지도자가 2명이고, 성경학교만
나온 이가 한 명, 중학교를 나온 후 방송통신과정으로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가 한 사람, 그 외에는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단기성경학교가 학력의 전부이다.
대부분 화전을
하고, 일부가 논농사를 집는다.
깊은 산악지방에
위치한 교회들이 대부분들이다.
소외된 소수민족으로
태국전체에서 가장 가난한 계층에 속한다.
그들이 볼
때 나는 학력이나, 국가나 민족 등 아무래도 다른 세계에 속한 사람이다.
그러므로 2년 동안의 목회자훈련 기간 중 같이 먹고, 같이 자는데다가 이번에
같이 독감까지 같이 걸렸으니, 미안한 마음도 있었을 것이다.
속으로, 이런 덤으로 듣는 감사의 내용은 부끄럽고 미안한 마음마저 있다.
그들과 같이
먹고 자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은 나의 낮아진 모습 때문이 아니다.
선배선교사가
그렇게 하였고, 같이 먹고 자는 것이 그리 불편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픈 것은
부주의한 모습일수도 게다가 강의도 제대로 못했으니, 불만일수도 있는데…..
고린도후서 12장 10절 말씀이 생각난다.
“내가 약한 그 때에 강함이라”
내가 약할
때 오히려 예수님의 능력이 드러난다는 말씀은, 때로 서로의 관계에서도 이루어지는 말씀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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