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 행 24:1-27
제목 : 재판장 앞에선 바울
설교 : 이남웅 목사(95.12.13. 수)
바울이 470명의 군대에 의해 가이사랴로 호송되어 헤롯 궁에(23:35) 있은 지 5일 후에 예루살렘에 있는 대제사장 아나니아가 유대인의 장로들과 변호사를 사서 총독 앞에서 정식으로 고소했습니다. 그 변호사는 “더둘로”라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많은 돈을 받고 유대인들에게 고용되었겠지요. 아마도 유대인이었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총독 벨릭스 앞에서 재판이 벌어졌습니다.
그가 바울을 고소하는 내용은 이러했습니다. 「우리가 보니 이 사람은 염병이라. 천하에 퍼진 유대인을 다 소요케 하는 자요 나사렛 이단의 괴수요 성전을 더럽게 하므로 우리가 잡았사오니 당신이 친히 심문하시면 아실 수 있을 것입니다.」대강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물론 여기에 대해 바울은 자기를 스스로 변호하기를 나는 예루살렘에 예배드리러 올라 간지 12일 밖에 안 되었고 나는 성전에서 아무와 변론도 하지 않았으며 무리를 소동케 한 적도 없었으니 저들이 증거를 댈 수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나는 저들이 이단이라 칭하는 도를 쫓아 하나님을 섬기는 것은 사실입니다.
이번에 내가 구제품을 가지고 와서 제물을 드리고 결례를 행할 때 아무 모임도 소동도 없이 성전에 있는 사람을 잡아서 여기까지 이르렀는데 다만 아시아에서 온 어떤 유대인들이 나를 모함해서 그렇게 되었는바 그들이 내게 무슨 송사할 일이 있으면 당신께 송사할 것이요 그렇지 않는 당사자도 아닌 대제사장과 유대인들이 날 고소한다면 증거를 대라고 해보십시오. 단지 내가 예수 믿는 것 때문에 악감을 품고 그러는 것 같습니다.
바울이 이렇게 당당히 나아가니까 총독은 이 도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므로 재판을 연기하고 천부장 루시아가 내려오면 속개하리라 하고 끝냈습니다. 그리고 바울에게 자유를 주고 친구들이 수종하는 것을 금하지 말라 했습니다. 이상이 대강 본문의 내용인 것입니다. 이 말씀가운데서
1) 첫째로 바울을 염병이라 칭했던 유대인들의 말 중에서 한 진리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염병이란 병이 무엇입니까? 염병이란 ‘장질부사’를 가리키는 병으로 급성 전염병이었습니다. 그러므로 의학이 발달하지 못했던 옛날에는 한 번 퍼지면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가는 무서운 질병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미 수 천 년 전부터 염병은 동서양을 불문코 저주스럽고 기피해야할 질병으로 인식되었던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 염병을 크게 두려워해서 욕을 할 때[염병할 놈]이라고 했습니다. 지금이야 그까짓 병 걸려도 독감 걸리듯 치료하면 금방 나아서 죽는 사람이 없지만 옛날이야 염병 걸리면 큰일 나는 것이지요. “이 염병할 놈”이란 욕은 큰 욕이고 저주였습니다.
그런데 유대인들은 바울을 염병이라 했습니다. 바울을 염병할 놈이라고 한 것이 아니고 바울 자신이 염병처럼 예수 복음을 온 천하에 퍼치고 다니는 자라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복음을 싫어하는 유대인들 입장에서는 꼭 염병같이 싫고 저주스런 존재였습니다. 여기서 우리가 배울 수 있는 말씀은 바울같이 우리도 다 염병같이 복음을 사방에 퍼치고 다니는 사람들이 되자하는 것입니다. 콜레라 장티푸스가 퍼져서 순식간에 30명, 60명, 150명, 200명 마구 환자가 늘어나듯이 여러분- 우리가 바울 같은 염병처럼 복음을 퍼뜨리는 사람이 된다면 우리가 가는 곳마다 구원받는 영혼들이 하나, 둘 늘고 열 명 되고 20명 되고 50명 되고 100명되고 이런 부흥이 일어날 것입니다.
바울이 가는 곳에는 이렇게 그의 전도를 받고 예수 믿는 사람들이 늘어갔습니다. 그래서 온 천하에 퍼진 유대인들을 다 소요케 하는 자라고 했습니다. 복음의 적들에게 위협적인 존재가 된 것입니다. 주여 우리 모두가 거룩한 염병같이 되게 하소서. 사람마다 우리에게 전염되어 예수 믿게 하시고 우리와 같아지게 하소서. 이렇게 기도해야할 것입니다.
2) 둘째로 흠을 잡히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유대인들일 다 바울을 향하여 염병 같은 자요, 소요케 하는 자요, 나사렛 이단의 괴수라 하지만 그들은 바울을 벌 줄만한 꼬투리를 잡을 수가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증거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는 흠 잡힐 만한 짓을 한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는 깨끗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무슨 옳지 못한 일을 했나 말하라 하소서.]하고 당당히 자기의 무죄를 주장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나라의 정치인들이 과거의 비리 때문에 전전긍긍하고 사정이 시작되니까 나라의 높은 자들이 두려워하며 몸을 사리고 검찰청을 무슨 염라전 보듯이 두려워하고 검사를 지옥사자 생각하듯 경계하는 세태가 되었는데 - 다 과거에 흠 잡힐 것들이 있는 사람들이 그러합니다. 옛날 수 십 년 동안 관행화했던 사실들을 갈아엎기 시작하니까 비리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밝혀져서 온 나라가 어수선합니다. 한편에서는 신한국을 건설한다 하고, 한편에서는 법위에 앉아서 천하를 소란케 한다고 하면서 서로서로 경계하고 두려워하여 검찰에서 부는 바람소리만 크고 정치는 실종되어 버렸습니다. 다만 이 나라가 잘 되기만을 기도할 뿐입니다. “털어서 먼지 안 날 사람이 있느냐”는 말처럼 누구에게나 다 문제는 있겠지만 사도바울은 솔직히 유대인들이나 성전에 죄를 범한 적이 없었던 것입니다.
그러니까 당당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이런 일은 예수님께서 잡히셨을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빌라도가 재판장인 로마인의 법정은 예수님으로부터 아무 죄도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유대인들의 억지에 밀려 십자가의 형에 넘겼지만 본래 주님은 흠도 티도 없는 분이셨습니다. 세상 살다보면 어려운 일도 있고 실수도 있을 수 있으나 남에게 흠 잡힐 일은 안 하는 게 좋습니다. 계14:4-5에 14만 4천 명의 어린양과 함께 시온산에 서서 노래하는 성도들이 나오는데 그들은 「이 사람들은 여자로 더불어 더럽히지 아니하고 정절이 있는 자라. 어린양이 어디로 인도하든지 따라가는 자며 사람가운데 구속을 받아 처음 익은 열매로 어린양에게 속한 자들이니 그 입에 거짓말이 없고 흠이 없는 자들이더라.」했습니다. 재수 없으면 흠이 없어도 정죄되는 세상인데 흠과 허물이 있다면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을 것입니다. 흠과 티가 없는 성도로 나타나시기를 바랍니다.
3) 셋째로 죄는 깨달았으나 회개에 이르지 못한 벨릭스를 봅니다.
벨릭스는 당시 유대의 총독이었습니다. 그는 해방노예 출신으로 로마 황실의 왕자 팔라스라는 사람의 눈에 들어 출세하기 시작해 유대의 총독까지 된 사람입니다. 그는 매우 잔인하고 폭압적인 방법으로 유대인들을 다스려서 빌라도보다도 악명이 높았습니다. 한편 그의 아내 드루실라는 야고보를 목매어 죽인 (행21:23)유대왕 헤롯 아그립바 1세(BC10-AD40)의 셋째 딸이자 막내로서 주후 38년에 출생했습니다. 그녀가 16세 되던 해에 (AD53) 그녀의 오빠 아그립바 2세(AD30-100) 에 의해 에메사의 왕 아지쥬스에게 시집갔었는데 1년 후에 유대총독 벨릭스에게 발견되었습니다.
벨릭스는 드루실라 공주의 미모에 반해서 그녀를 얻으려고 유대의 마술사 시몬을 시켜 그녀를 꾀어내었습니다. 그리하여 벨릭스의 유혹을 받은 드루실라는 남편 아지쥬스가 그녀를 얻으려고 할례를 받고 유대교로 개종까지 했던 그를 배반하고 이혼한 후 벨릭스 총독의 세 번째 아내가 된 것입니다. 이런 사람들에게 바울이 복음을 전하면서 의와 절제와 장차 오는 심판에 대한 말씀을 하자 자기들의 죄가 있으니까 두려워했다고 했습니다. 두려움과 불안이 하나님께로부터 오는 것으로서 회개를 촉구하는 것인데 그들은 회개에까지 이르지 못하고 만 것입니다. 복음과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서 구원받지 못한 사람의 모습인 것입니다.
마치 가룟 유다가 예수님을 팔고 내가 무죄한 피를 팔고 뉘우치고 후회했으나 구원받을 회개에 이르지 못한 비극과도 같은 것입니다. 말씀이 양심을 찌를 때 얼른 회개하지 않고 그 소리를 무시하고 소멸하면 은혜 받아 살길이 막혀서 버리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예민한 양심을 가지시기를 바랍니다,
[결론입니다.] 바울처럼 복음을 널리 전파하는 사람이 됩시다, 흠 없는 성도가 됩시다. 회개할 기회를 놓치지 맙시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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