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사람만 남았거든
“네 사람만 남았거든.”
80이 넘으신 노부부 끌리앙할아버지와 노 블리할머니의 말씀이시다.
그들의 모어인 카렌 스고어를 할 수 있는 사람이 그 마을에는 네 사람만 남았다는 것이다.
매렉 이라는 카렌마을은 카렌마을이지만, 태국인들도 30% 정도 사는 혼합된 북부태국의 한 시골이다.
카렌에서 두번째로 큰 카렌 포 라는 부족인데, 이들은 배경이 카렌 포가 아니라 카렌 스고이다.
같은 카렌족 언어군이지만, 이해가 안되니 사실상 다른 언어라고 보아도 된다.
이곳은 태국사회가 인접하여 있어서, 태국어와 카렌포어가 같이 혼용된다.
물론 이 노부부도 이 마을의 공용어인 북부태국어와 카렌 포어를 잘 한다.
그렇지만 집에서 부부는 카렌 스고어를 사용한다.
그들이 배속에서부터 듣고 자란 모어이기 때문이다.
끌리앙 할아버지는 과거에 꼬끼리를 통하여 나무를 옮기는 일을 하였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그들과 같이 어울렸던 다양한 사람들의 언어를 배웠다.
모두 5개의 언어를 구사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그가 마음으로 가장 하고 싶고, 가장 자연스러운 언어는 카렌 스고어이다.
한국에서 온 젊은 선교사가 그들의 언어를 하니까 무척이나 반가웠나 보다.
노 블리 할머니는 숙소로 찾아와서, 계속 말을 건다.
은근히 자기 집에 와 주었으면 하는 눈치이다.
일부터 다른 주제들도 생각하여 이야기를 많이 한다.
그전에도 몇 번 만나서 이야기를 하였지만, 이런 마음은 처음인 것 같다.
동질감을 넘어서 내가 마치 그 노부부의 조카처럼 느껴진다.
80이 넘은 이 부부와 다른 두 노부부가 세상을 떠나면 이곳에서 카렌 스고어는 사라질 것이다.
우리에게 해야 할 언어가 있다.
하나님과 교제하는 기도이다.
이 노부부의 원함처럼 하나님께서 그 언어를 사용하고 싶어하실 것이다.
그 언어는 태초부터 준비된 언어이기 때문에 그 과정을 통하여 우리를 확인하게 된다.
참된 우리의 모습을 기도를 통하여 알고 누리게 된다.
그런데 우리 주위에 잡음이 너무 많은 것 같다.
기도를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은 일들이 주위에 서성거린다.
일부는 아예 하지 않아도 괜찮은 것처럼 느끼고 있을지도 모른다.
매렉의 주민들은 카렌 스고의 필요성을 모른다.
실제로 해야 할 일도 별로 없다.
조만 간에 사라져도 그 마을에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기도를 하지 않는다면 하나님과의 대화단절이라는 중병에 있다.
그것을 느끼지 못한다면 더욱 심각한 상태이다.
주님이 예비한 특별한 선물인 하늘의 언어, 기도가 삶의 기둥이 되기를 소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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