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린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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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8.13 (21:10:29)

35년 만의 특별한 귀향

 

“35년 만에 카렌마을에 돌아와서 정착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이야기하는 사람은 놀랍게도 데이비(Davie)’중년의 미국인 여성이다.

 

그의 아버지인 딕슨(Dickson) 선교사는 1958년 미국 침례교의 파송을 받아 태국 카렌족에 와서 교육사역을 하였다.

그 당시 그녀는 만한 살도 되지 않은 6개월의 간난 아이였다.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태국에서 18년을 보냈다.

 

그의 어린 시절은 보깨오 라는 오지의 카렌마을에서 살았다.

도로가 없었던 시절에 아버지가 오면서 30키로 정도의 비포장 도로가 생겼다.

당시 태국 카렌족은 아주 가난하여 기근이 다반사였던 시절이었다.

지금은 다큐멘터리에서나 볼 수 있는 밀림의 오지였다.  

 

치앙마이에 있는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까지 그의 가족은 그곳에서 살았다.

두 언니와 같이 또래의 카렌족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살았다.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를 다니면서도, 방학 때면은 이곳에 왔다.

 

그녀에게는 태어나지는 않았지만 이곳이 사실 고향이라고 할 수 있다.

카렌민족과 다른 서양인이지만, 마음은 카렌이었던 것이다.

6개월부터 18세까지 그곳은 인생의 기초를 이루고 마음을 둘 수 있는 곳이 된 것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미국생활이 시작되었다.

대학입학, 졸업, 결혼, 그리고 두 아이를 낳아 35년을 살았다.

아들은 미국군대에서 대위로 직업을 가졌고, 둘째는 대학생활을 하고 있다.

그리고 다시 이곳에 다시 왔다.

그냥 방문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이곳에서 다시 생활하기 위해서이다.

35년 만에 진짜 고향으로 다시 온 것이다.

 

세월은 많이 변했다.

오지였던 그곳에 아스팔트 포장도로가 들어왔다.

24시간 전기가 들어왔다. 인터넷도 학교에서는 가능하다.

그런데 다시 돌아온 것은 제법 살만해서가 아니라, 그의 인생의 기초가 녹아있는 고향이기 때문이리라.

이곳에 와서 영어와 제빵을 가르치고 있다.

영어자원봉사자와 영어프로그램을 통하여 이곳의 지역을 도우려고 한다.

 

그녀와 대화를 하는데, 세가지 언어를 사용하고 있었다.

영어를 주로 하지만, 같이 간 카렌 지도자 때문에 카렌어와 가끔은 태국어로도 한다.

 

이야기하다 보니 나의 두 딸이 오버랩 된다.

그들의 의지와 관계없이 이곳에 만 한 살과 두 살 때 선교사의 자녀로 왔다.

데이비와 같이 모국이 아닌 태국에서 인생의 기초를 쌓는 초기 18년을 보냈다.

그들의 고향은 어느 곳인가?

 

제 삼국의 문화 속에서 살아야 하는, 선교사 자녀들의 고향에 대한 정체성은 다양성이라는 기회와 혼란이라는 위기의 양면성을 동시에 가지고 살고 있다.

감사한 것은 그래도 이들이 태국, 특히 이곳 치앙마이를 좋아하는 것이다.

 

그런데 35년이 지난 이후에도 두 딸은 데이비와 같이 이곳을 고향처럼 그리워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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