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룻밤이라도….
“그냥 하루 밤도 안 자고 가야 되나요?”
매외키 라는 카렌마을의 어른이신 ‘쇼게’할아버지의 말씀이었다.
매외키 마을은 치앙마이에서 두 시간이 되지 않은 비교적 가까운 카렌 마을이다.
18가구의 작은 카렌 마을이지만, 나름대로 건강한 교회였다.
오전에 주일 예배를 위해 매외키 마을에 도착한 후 예배를 드렸다.
설교를 통하여 가난하고, 학력이 약한 소수민족이지만,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뜻은 인간과 다른 관점임을 나누었다.
설교를 할 때 성도들의 마음속에 하나님의 위로가 함께 함을 느낀다.
정성스럽게 준비해준 점심을 같이 먹고 난 뒤 떠날 준비를 했다.
반갑게 맞아주신 쇼게 할아버지를 찾아가서 인사를 한다.
그는 우리가족이 하룻밤이라도 자고 갈 줄 생각했던 것 같다.
인사를 하는데, 당연히 하룻밤이라도 자고 갈 손님처럼 대한다.
우리가 떠나야 됨을 확인하고 난 뒤 못내 아쉬워하면서 하신 말씀이시다.
“하루 밤이라도 자고 가야 되는데……”
이 마을을 처음 방문한지 벌써도 15년이 지났다.
여러 변화들이 있었지만,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우리를 향한 반가움과 고마운 마음이었다.
사실 방문하고, 설교를 하고, 같이 방문하여 식사를 하는 것이 전부였다.
어떻게 보면 내가 신세를 진 것이다.
그런데 우리를 이방인처럼 대하지 않고, 식구와 가까운 친구로 대한다.
쇼게 할아버지는 우리를 반가워하고 사랑하는 마을사람들의 마음을 대표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마음 같아서는 며칠 동안이라도 지내고 있다.
돌아가서 해야 할 일정들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어렵다.
“몸은 떠나지만, 마음은 이곳에 머뭅니다.”
미안함 마음을 고마운 마음에 담아 이렇게 작별 인사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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