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살 신부 완니다
“다음 달이면 둘째 딸 완니다가 결혼하게 됩니다.”
신부의 어머니가 약간은 부끄러운 모습이지만 기쁜 마음으로 이야기를 한다.
그런데 그녀의 나이가 이제 16세이다.
그녀는 작년에 중학교를 졸업하고 7개월 동안 방콕근교에서 일을 하다가 돌아왔다.
그 전부터 알고 지내던 청년과 결혼을 하게 된 것이다.
한국인의 입장에서 보면 참 문제 있는 결혼처럼 보인다.
아직 미성년자이다.
고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하였다.
책임질 수 있는 나이가 아직 안되어 보인다.
그렇지만 깊은 산에 위치한 카렌마을에서 살아가는 이들에게는 특별한 모습이 아니다.
물론 지금은 결혼하는 나이가 20세가 넘기기도 하지만 대개는 20세 이내에 결혼한다.
고등학교까지 의무교육을 시행하게 되면서 20세가 넘는 신부도 제법 보인다.
얼마 전까지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20세가 되기 전에 결혼한다.
중요한 것은 이들의 결혼 이후의 삶이다.
물론 이곳도 부부사이에 긴장이 있고, 자녀교육등의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렇지만 일반적인 모습을 보면 대부분 건실한 가정생활을 하고 있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이혼은 없다.
신부집에서 처음 살아가는 남편도 모든 일을 같이 나누어서 한다.
어린 나이의 결혼을 권장할 필요는 없다.
그렇지만 쉽게 우리의 기준으로 판단하여 불쌍하다는 관점도 문제가 있다.
왜냐하면 보편적인 한국의 가정보다 더 강한 유대관계로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결혼준비가 궁금하여 질문하니, 두 마리 돼지를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부모들의 마음은 조혼으로 인한 걱정의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이제 새로운 가정을 만들어 갈 딸의 모습을 기대에 찬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나도 부모와 같은 마음으로 작지만 마음을 모은 축하금을 쥐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