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린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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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22 (18:57:45)

목숨을 건 선물 야생 꿀

 

선교사님! 꿀을 드실 줄 아시나요?”

뜬금 없는 질문을 부나 라는 목회자가 한다.

물론 먹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좋아한다고 하였다.

 

그러더니 조금 기다리라고 한 후 야생꿀이 가득한 꿀 한 병을 가져왔다.

부족한 선물인데 받으라고 하면서 지난 5월에 직접 딴 것이라고 한다.

 

카렌인들이 야생꿀을 따는 방법이 얼마나 위험한지 잘 알고 있다.

대개 약 15미터 이상의 높은 나무의 꼭대기에 모은 꿀을 딴다.

그 나무는 거의 가지가 없거나 거의 없어서 그냥 올라갈 수 없다.

올라가기 위해 카렌족은 대나무를 날카롭고 뾰족하게 만들어 그것을 나무에 계속 박는다.

그리고 미리 준비한 큰 대나무를 그것에 끼워 임시 사다리는 만들면서 올라간다.

꿀집에 올라가면 볏 집 등으로 말아 만든 것에 불을 부쳐 벌을 쫗아낸 후 가방에 담아 밑으로 가져 온다.

이 모든 작업이 매우 위험한 사고의 가능성이 있다.

 

부나 목회자도 한번은 올라가서 꿀을 가지고 오는 도중 꿀에 미끌어 떨어진 적이 있는데 그 흔적이 아직도 남아 있다.

그 사고로 휘어진 등을 보여준다.

10미터 이상의 높은 곳에서 떨어졌지만 한달 정도 쉬고 지금도 일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주위의 교인들이나 자녀들이 더 이상 올라가지 말라고 해도 본인은 지금도 한다.

이번이 두번째 목회자훈련 기간인데, 오기 전에 나를 생각하였던 것 같다.

그가 할 수 있는 선물 중에 꿀이 생각났던 것 같다.

그런데 내가 먹을수 있는지, 좋아하는지 알 수가 없어서 일단 가져와서 질문을 한 것이다.

 

고맙게 받으면서, 이야기를 한다.

가능하면 앞으로 올라가지 마세요. 너무 위험하니까요

 

받으면서, 목숨을 건 선물이라는 생각을 한다.

올해도 총회에 속한 한 목회자가 꿀을 따다가 떨어져 그 자리에서 세상을 떠났다.

어느 곳에서 생명은 귀하다.

위험에 대한 자각은 지역과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다.

부나 라는 목회자는 높은 나무위에서 꿀을 따는 것이 위험한 줄 알지만 잘준비하면 문제가 없다고 이야기한다.

그렇지만 마음을 놓을 수 없다.

내가 받은 꿀 한병에 담아 있는 그의 마음은 크지만, 그것의 가치는 상황에 따라 다르다.

그 가치를 위해 위험천만한 꿀 따기를 하여야 할 것인지 아직도 자신이 없다.

한국에서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당연히 금지시킬 것이다.

같은 시간을 한 지구에서 살지만, 위험의 수준과 선물의 가치에 대한 기준이 참 다르다.

큰 고마움과 더불어 큰 걱정이 오래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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