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카렌극단
국경지대의 후에이 남낙 이라는 카렌마을을 방문하는 중 밤새껏 들린 스피커 소리가 궁금해졌다.
아침에 동행한 총회 회계인 루카장로와 그 마을 목회자와 같이 소리가 난 곳으로 같다.
넓은 마을 공터였는데, 쓰레기가 너저분하게 널려 있었고, 허름하고 조잡한 임시 무대가 눈에 들어왔다.
극단이었다.
극을 마치고 정리하는 아침 시간이어서 더욱 어수선하다.
일부 단원은 잠을 자기도 한다.
극단 대표인 소몽앙우 라는 나이가 지긋하신 분을 찾아가 이야기를 나눈다.
그들은 미얀마 카렌주에서 국경을 넘어서 왔다.
국경지대여서 여권을 통해서가 아니라 지역 행정기관의 도움을 받고 왔다.
단원은 46명이었다.
공연은 모두가 5가지 세트 로 되어 있는데, 저녁 8시부터 아침 6시까지 가능하다.
‘플로스고 꺼루따힐라’ 라고 하는 다소 긴 이름의 극단인데, ‘아름다운 포스고 카렌극단’이란 의미이다.
미얀마의 교통사정이 좋지 않아 건기 때만 공연을 하고 우기 때에는 각자 농사를 짓는다.
한번 공연을 하면 100만원 정도 공연비를 받는다고 한다.
1년에 20-30곳을 방문하고 있다.
나도 그렇고 그들도 신기하고도 들뜬 마음으로 대화를 한다.
그들은 미얀마의 한 카렌극단이고 나는 한국사람이지만, 단지 카렌어로 통한다는 것을 넘어서 무엇인가 깊게 통하는 느낌을 받았다.
카렌을 사랑하는 공통점이 있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극단단장을 통하여 이들의 목적을 알 수가 있었다.
첫째는 카렌문화 유지, 둘째는 카렌문화 발전, 세번째는 경제적인 수입이었다.
사실 세번째인 경제적인 수입이라는 것은 그저 유지되는 수준임을 알 수 있었다.
그렇지만 이들에게 어떤 예술인의 혼과 정신을 느낀다.
어떻게 보면 자유로운 진정한 의미로서의 예술가라는 마음마저 든다.
사실 그들의 외형은 허술하기 짝이 없다.
공연장 환경도, 그들의 무대 수준도, 장비도, 수입도, 영 아니다.
그렇지만 한국의 많은 유명 연예인들과 비교하면 더 예술적인 삶을 살고 있었다.
이들은 인기가 없어지면 어떨까 고민하고 있지 않다.
까십거리가 되면 어떻게 될까 걱정하지 않고 있다.
같이 공연하지만, 속으로는 시기와 경쟁관계를 떨구지 못할 염려가 없다.
그들은 하나였다. 그 중에 극단에 전혀 도움이 안 되는 맹인 한 사람을 돌보는 여인을 통하여 알 수 있다.
유명해지거나 경제적으로 풍요를 위해서가 아니다.
“카렌문화를 유지하고 발전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무명극단이지만 극단 단장의 말을 통하여 감을 잡을 수가 있다.
진리가 자유케 함을 알고 있다.
사실 그것 때문에 선교사로서 삶을 살고 있다.
그런데 이 극단의 소신 있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의 모습을 돌아보게 한다.
영원한 자유를 전하는 나의 모습이 때로 이 무명배우들의 예술에 대한 자유로움과 대조되는 부분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나를 자유케 하는 진리되신 예수님의 문제가 아니라. 내 안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리라.
참 진리되신 예수님의 자유케 하심으로 묶여 있는 이 세상 사람들에게 자유를 나누기를 소망하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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