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심한 사랑
가난한 카렌가족의 허름한 부족에서 풍성한 사랑의 참 맛을 느낀다.
한 가정의 작심한 사랑의 흔적들이 곳곳에 배여 있었기 때문이다.
씨떠꿰 라는 매홍손도의 카렌마을을 방문 중이었다.
어둑한 시간, 전임 목회자집에 찾아가서 인사를 나누는 중, 그 교회의 한 장로가 오토바이를 타고 찾아왔다.
굳이 자기 집으로 가자는 것이었다.
도착하니 허름한 부엌으로 인도하니, 식구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아내와 4살의 쌍둥이 아들 둘, 나이가 70줄이 된 부모와 장인어른까지 좁은 부엌이 꽉 차 있었다.
방문하면 하는 일상적인 대화로 시작한다.
작년 농사는 어떤가, 날씨가 추워졌는데, 몸은 건강한가,
결혼하여 아이를 둔 딸과 사위는 어떤가....
예배 시간이 가까워 마지막 인사를 나누려고 하는데, 분위기가 약간 산만해졌다.
순간적으로 이 분들이 뭔가를 준비하여 나를 불렀음을 느꼈다.
식구들을 위해 기도를 해 주고, 마지막으로 악수를 하는데, 손안에 종이 같은 느낌이 있었다.
돈이었다.
식구 가족 별로 준비하여 놓았다가 악수를 하면서 주는 것이었다.
마침 두더지 한 마리를 잡아 내장에서 먹을 수 있는 것을 정리하고 있었는데, 그 놈도 덤으로 주었다.
그리고 손수 짠 가방도 같이 주었다.
모두 400받. 한국으로 약 15,000원.
이곳에서는 2일 일당이었다.
가장 아름다운 선물이란 이런 것일까 생각하였다.
그는 내가 방문하는 것을 알고 작심하여 준비하였다가 사랑을 보여준 것이다.
다음날 그 가정이 다시 불러 갔더니, 신학교 건축을 위하여 약정헌금을 한다고 하면서, 20만원 정도를 작정하였다.
그리고 4만원 정도를 미리 주었는데, 그가 가진 모든 현금이었을 것이다.
재작년에 신학생들과 같이 방문할 때 그가 기르던 큰 돼지를 잡고 섬겼던 모습도 떠올려진다.
하나님 사랑의 한 모습을 느낀다.
우리를 위해 작심하여 그의 아들을 보내신 하나님의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고맙다는 이야기도 변변하게 못하고 속으로 ‘에이고’라는 소리만 나온다.
그의 작심한 사랑의 마음을 따라가려면 한참 먼 나의 모습이 오버랩 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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